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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최대한의 서른 다섯

코칭 세 번째 세션에서 코치님이 한 가지 질문을 했다.

 

"내일 모레 세상이 멸망한다면, 내일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난 뭘 하고 싶지? 딱히 떠오르는게 없는데... 상황에 이입이 잘 안됐지만 애써 대답했다.

 

"음... 타이타닉처럼 불같은 사랑을 한 번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사실 아무것도 안해도 될 것 같아요. 그냥 오늘같이 하루 더 가족들이랑 쉬면 될 것 같아요."

 

대답을 하는 동시에 코치님도 나도 깨달았다. 사실 나는 지금 상태에 꽤 만족하고 있다는 걸. 항상 내가 부족하다고 느꼈고 인생을 뜯어고치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코칭도 신청한 거였는데... 어쩌면 진짜 속마음은 현재를 꽤나 맘에 들어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에 조금 혼란스러웠다.

 

나의 게으름과 부족함 때문에, 내가 될 수 있는 100%의 인간이 되지 못했다는 자책속에 살아왔었다. 세 번째 세션 대화를 마치면서, 지금 내 모습이 내가 될 수 있는 최선의 나라는 것을, 최대한의 서른 다섯이 되었다는 것을 조금은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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