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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욕심내지 않기

오랜만에 도반과 한 시간 넘게 통화를 했다.

재능이 없는 것 같아 재미가 없고 열정이 없어졌다며 투정을 부렸는데, 힘든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견디는 도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는 초등학생의 정도의 어리광을 부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원에서 내 돈 내고 편하게 배우고, 가만히 기다리면 가이드가 오니 영업을 뛰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작업을 못하면 내 것이 선택되지 않을 뿐 못했다고 책임져야 하는것도 아니며,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하면 된다. 회사에 인생을 걸지 않았으니 일은 적당히 다니면 되고, 만약 작사에서 성공을 못한다고 해도 직장에서 월급은 따박따박 들어오니 비빌 곳이 있다.

그렇다면 난 왜 힘들었던 거지? 욕심 때문이었다. 생 초짜인 주제에 대가에 버금가는 작품을 내놓고 싶다는 욕심, 어떻게 잘할지를 고민하지 않고 왜 지금 당장 잘하지 않는지에 집착하는 어리석음... 그냥 지금 당장 잘하고 싶고, 적당히 여유롭게 살면서도 실력있고 싶다는 말도 안되는 망상.

 

아무 일도 안하면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눈은 처음부터 쌓이지 않는다.

 

마음이 편할 때는 평온에서 나오는 예술, 마음이 힘들 때는 감정의 파도에서 나오는 예술을 하면 된다. 내가 처한 상황과 감정에 맞는 예술을 그 때마다 하면 된다. 마음이 편해진다고 예술성을 잃는게 아니라, 나의 상황에 따라 종류가 다른 예술을 하는 거다.

 

다음 곡이 나와서 도반에게 밥 한끼 사는 날을 목표로 다시 제대로 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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