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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가사를 완성하지 못했던 이유

작사가가 되고 싶다고 하면서도 가사를 자주 완성하지 못했다. 그 이유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나는 지금 내 수준을 인정하기 싫었던 것 같다. 이게 최선의 결과라는 걸 알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그냥 결과를 내지 않는 쪽을 택했던 거다. 시험지를 제출하지 않으면 점수를 알 수 없으니까... 그냥 '시간이 모자라서 못냈어' 라고 말하는 게, '내가 아직 개거지(?) 수준이라서 떨어졌어' 라고 하는 것 보다 상처가 적으니까.

 

지난 작사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 냉철한 피드백을 받고는 속이 좀 상했었다. 나름 잘 쓴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개연성부터 분명하지 않다는 피드백이 어찌나 쓰리던지. 취향의 문제가 아니냐고 반박하고 싶었고, 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다. 아직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ㅠㅠ 그치만 가사는 대중이 이해하도록 쓰여져야 하기 때문에, 내 의도가 어쨌든 간에 보는 사람이 이해가 안 된다고 하면 못 쓴 게 맞는 거다. 더 분발해야지.

 

어제는 또 한 작품 완성을 놓쳐버리고, 오늘 다른 곡을 쓰고 있다. 아이디어 단계에서는 참 맘에 들었는데 그것을 곡에 녹여내면서 또 구려지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 무튼 픽스가 아닌 완곡을 목표로 끝까지 써보려고 한다. 매일 '쓰레기를 쓰겠어' 라고 마음을 다스리며 시나리오를 썼다는 이경미 영화감독의 이야기를 되새기며... 나도 쓰레기를 한 번 한 통 꽉 채워보려고 한다. 언젠가 내 쓰레기들도 재활용품이 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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