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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어느새 11월

어느새 겨울코트와 목도리를 두르고 집을 나서는 계절이 되었다. 2019년 올해는 겨우 한달 반 정도를 남겨놓고 있다. 버스에 앉아 가만히 한 해를 돌이켜 보다, 문득 어쩌면 올해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33년의 나는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려 신경쓰면서, 내 행복을 타인에게 맡기고 살아오면서도 내가 그렇다는 걸 알지 못하고 괴로워 했다. 하지만 요즘의 나는 점점 달라지고 있다. 비록 아직도 괴로워 할지라도, 나에 대한 알아차림은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가장 큰 계기는 불교대학에 입학하여 불법을 만난 것이지만, 오직 불교 공부 덕분은 아니었다. 연초에 시작했던 숭례문학당 온라인 글쓰기, 미니멀리즘 글쓰기 모임, 동북아 역사기행, 깨달음의 장, 독서, 그리고 사람들과의 만남.. 무엇이 무엇을 촉발했는지 모르게 하나가 다른 하나를 도전하게 하고, 한 생각이 다른 생각을 부르면서 작은 선순환이 계속되어 온 것 같다. 그리고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하며, 또 여러 책 속의 저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불교대학에서 배운 불법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이 자리에서 제대로 발걸음을 떼려면 부모님의 품을 떠나 독립을 해야 하는 걸 알겠는데, 33살에도 품안의 자식이고 싶은 어리석은 마음이 자꾸 나를 붙잡는다. 그래도 어리석은 마음 탁 떨쳐내고 주체적인 인간으로 행복하게 살도록 나아가야지. 불대 수업시간에 도반이 전해준 법륜스님의 말씀이 기억난다. '행복한 일만 생기게 해주세요.'가 아니라 '제게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게 해주세요.' 라는 게 진짜 기도라는 말씀... 올해 남은 한달 반도, 그리고 내년에도 진짜 기도를 계속하면서 행복한 수행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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