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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191125 출장 첫째 날

7월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 출장에 오게 되었다. 두 번째로 방문한 디트로이트는 겨울이라 그런지 지난번보다 더 황량한 느낌이다. 공항 입국 심사대에서 내 앞의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부부가 심사관을 통과하지 못하고 공항 경찰관에게 어디론가 인도되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쫄았지만, 빈정거리는 말투의 심사관은 관대하게도(?) 나를 무사 통과 시켜주었다. 입국도 못해서 회사에서 망신당하면 어떡하지라는 말도 안되는 걱정을(정말로 걱정했다!) 했었는데, 일단 1차 관문은 통과!

 

친절한 우버를 타고 호텔에 도착했다. 딱 세 시간만 자고 일어나 미팅 준비를 하려고 했건만, 삼십분씩 알람을 연장하며 도합 여덟시간을 푹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해가 저물어 있다. 이제라도 일을 해야지라며 컴퓨터를 켜는데 배가 고파 한국에서 싸온 컵라면을 먹는다. 이제는 일을 할 법도 한데, 일주일에 글 한편도 올리지 않는 블로그에 오늘은 꼭 글을 써야 할 것 같아 블로그 창을 열어 끄적이기 시작한다.

 

사실, 이미 눈치 챘겠지만, 내일 미팅이 심히 걱정은 되는데 뭘 더 준비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 상태다. 지금 영어공부를 두 시간 한다고 당장 내일 비즈니스 회화가 더 잘 될 것도 아니고, 업계에 대한 지식이 아직 일천한데 하루 사이에 전문가로 돌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뭣도 모르는 동양 여자라고 무시할 것 같아 불안하고, 회사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보고서를 보내지 못할까봐 더 불안하다. 그냥 내 수준에서 할 수 있는만큼 하면 되는데, 누가 어떤 평가를 할까 생각하지 않으면 되는데.

 

이번 출장 정말 잘 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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