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하는 이에게 가장 슬프고 좌절스러운 일은 무엇일까. 마음속의 경쟁자보다 뛰어난 작품을 내놓지 못하는 것? 아니, 아닐 것 같다. 아마도 가장 슬픈 일은 과거의 내 작품을 뛰어넘지 못하는 것일 거다. 이미 지나간 순간이 내 인생 최고의 예술이라면, 그건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하니까.
그렇다면, 어쩌면 대표작이라곤 없는 (심지어 '작'이라고 할 것도 없는) 아마추어 작가야 말로 가장 행복하게 예술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그들의 매일은 어제보다 더 나은 작품을 쓸 수 있는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으니까 말이다. 최고의 예술가들이 십 년을 걸려 다시 얻을 희열을, 걸음마를 걷는 이들은 한 걸음을 뗄 때마다 느낄 수 있을 테니까.
내가 아직 프로가 아니라, 최고가 아니라 정말 다행이다.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했고, 겨우 한 편의 가사를 낸 시점이라 참 행복하다. 나는 오늘보다 더 나은 작품을 쓸 수 있고, 어제보다 더 예술적인 순간을 맞이하게 될 거니까. 다만 쓸 수 있음에 기뻐하면서, 그렇게 내일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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