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호스, 토드 로즈/오기 오가스 지음, 정미나 옮김>
이 책은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고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주인공으로 나타난 '다크호스'들의 성공 법칙을 다룬다. 그들의 방식이 '다름'을 설명하기 위해, 먼저 저자들은 기존 체계에서의 성공 방식과 그 바탕이 되는 표준화된 세상에 대해 설명한다. 표준화 시대는 20세기 초 서구사회가 공장 중심의 제조업 경제로 전환되면서 일상생활의 대다수 체계가 표준화되며 시작했다.
우리는 제일 먼저 노동을 표준화했다. 뒤이어 학습을 표준화했다. 또 그 뒤에는 표준화된 작업장을 표준화된 교육기관과 접목시켜 표준화된 커리어를 세워놓았다. 그런 식으로 유치원 문턱을 넘어선 첫날부터 은퇴하는 날 아침까지 인생행로가 표준화되면서 이제 인간의 삶은 완전히 표준화되고 말았다. (51쪽)
같은 수업을 듣되 더 좋은 성적을 내고, 같은 시험을 치르되 더 좋은 점수를 받고, 같은 졸업장 취득에 힘쓰되 더 좋은 대학에 다녀야 한다. 표준화 계약에서 성공하기 위해 따라야 할 주된 계명은 한마디로 다음과 같다. 남들 모두와 똑같되 더 뛰어나라. (54쪽)
표준화된 기회제공 기관은 충족감 추구를 위해 설계되지도 않았고 애초부터 그런 설계 자체도 불가능하다. 개개인성을 문제로 여기는 원칙을 바탕으로 삼아 세워진 시스템은 개개인성을 수용하도록 조정될 수 없다. 전함이 전투기로 개조될 수 없는 것과 같다. 우리의 경로를 표준화에서 벗어나도록 표준화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크호스들이 증명하고 있듯이 표준화에서 벗어나 자신의 경로를 개인화할 수는 있다. (69쪽)
정해진 사다리를 차곡차곡 올라가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삶에는 별로 매력을 못 느껴왔다. 회사 임원들을 봐도 하나도 행복해 보이지 않고, 그 사다리 위에서 언제 떨어질까 조바심 내는 모습이 안쓰럽다는 생각도 자주 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표준화된 세상은 마치 공기처럼 당연해서, '남들 모두와 똑같되 더 뛰어나라.'는 계명이 무의식 속에서는 언제나 나를 지배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직도 이 회사를 다니고 있는 거겠지만.
왜 유명한 작가들이 이 책을 추천했는지 알 것 같다. 표준화 시대에 대한 냉철한 통찰에 공감하며 전반부를 읽었는데, 후반부에는 어떤 내용으로 눈을 번쩍 뜨이게 해 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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