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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지금 절실한 이야기

 

언제부터였을까. 나의 가장 절실한 이야기를 털어놓는 친구가 바뀌게 되었다. 어릴때는 어떤 일이 생기든지 친한 친구에게 그것을 털어놓았다면, 이제는 그 대상이 글쓰기로 옮겨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작년 1월 블로그를 개설한 이후로 확실히 더 그렇게 되었나보다. 나에게는 이 순간 절대절명의 화두인 것이 상대에게는 그만큼의 크기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허탈함을 느끼면서, 나의 마음을 내가 원하는 모양에 가장 가깝게 담아줄 수 있는 친구가 글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가장 절실한 이야기를 또 글이라는 친구에게 털어놓고 싶다. 나는 오랜 시간을 주변을 얼쩡거리고 있었다. 세상의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대로 살고 싶으면서도, 또 세상의 기준에도 들고 싶었다. 따로 마음에 품은 것들이 있지만 회사에서도 어느정도 인정을 받아야 할 것 같았고, 승진은 뒤쳐지지 않게 해야할 것 같았고, 돈도 어느 정도 모아놓아야 할 것만 같았다. 왜냐하면, 남들과 다르게 살면서도 내가 망하지 않을거라는 확신이 없었으니까. 그래서 자유롭고 싶었지만 자유롭지 못했다.

 

어제 우연히 어떤 작가의 블로그 글을 보면서, 그 동안 나의 길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내가 작사를 하면서도 불안하고, 결과에 대해 확신할 수 없었던 이유는 연습량(노력)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내가 바보가 아닌데, 일주일에 고작 한두 편을 습작하면서 잘 될 것이라고 믿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내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의 연습을 해낼 수 있다면, 나는 나를 믿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남들이 가는 길 말고 나만의 길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더 자유로워 질 수 있지 않을까?

 

오늘부터 매일 한 편씩 습작을 하려고 한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해낼 수도 있을 것 같다. 매일 108배 기도도 하는 나인데, 매일 한 편 쓰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오늘의 이 깨달음과 다짐이 너무 소중해서 나의 비밀정원에 끄적끄적 털어놓는다. 두고두고 꺼내보면서 잊지 않고 싶다. 인생의 비밀 한가지를 스스로 터득해 낸 이 느낌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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