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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약한 스포일 수 있음)

 

장국영 주연의 1993년 영화 <패왕별희> 재개봉 상영을 보고 왔다.

영화를 본 감상을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집에오니 마음이 더 먹먹해진다. 이래서 패왕별희가 유명하고, 장국영이 위대한 배우였다고 하는 거였구나.

 

청데이(장국영 분)가 사랑한 것은 샬루, 시투, 패왕, 경극, 그리고 우희로 살아야 했던 자신의 운명 그 모든 것이었던 것 같다. 어쩌면 주샨(공리)까지도 사랑했던 건 아닐까. 주샨이 있어야 자신이 더욱 비극적인 우희로 완성되는 것이니까. 주샨도 청데이에게 동질감과 연민을 깊이 느꼈고.. 마지막에 주샨과 청데이가 나누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한 번 더 뒤돌아보던 주샨의 허탈한 뒷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샬루(장풍의)는 왜 그렇게 변하게 되었을까. 샬루가 진정 사랑한 건 청데이였을까, 주샨이었을까, 아니면 그 누구도 아니었던 걸까..

 

영화는 끝났는데 머릿속은 더욱 영화로 빠져드는 것 같다. 근대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결국 비극이 되어버린 그들의 운명이 가슴 아프다. 긴 여운이 남을 것 같은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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