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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나트랑 에필로그

 

1. 이번 여행에서는 마치 다른 자아가 된 것처럼 현재를 즐겼다. 여행중에 썼던 핸드폰 메모 하나. '희한해. 나는 나랑 노는 게 꽤 재밌는 것 같아. 혼자왔는데 1도 안심심하다니ㅋㅋㅋㅋ' 정말 나랑 노는 게 즐거운 여행이었다. 덕분에 돌아온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때 얻어온 에너지가 남아있다는 것ㅎㅎ

 

2. 마지막 숙소에서 개미가 나오는 바람에 마지막 날을 알차게 구경하며 보낼 수 있었다. 속이 안 좋아서 커피를 못먹은 덕분에 평소라면 시도하지 않았을 맛있는 아이스티를 먹어볼 수 있었다. 세상일에 좋은 것 나쁜 것이 따로 없다는 걸 또 깨달았다. 법륜스님께 처음 배운 진리인데 인생을 살아갈수록 점점 와닿는다.

 

3. 이번 여행이 자유롭고 좋았던 이유 중 하나가 브래지어를 안하고 다녔기 때문인 것 같다. 브래지어는 누구를 위한 걸까? 안할 때 내가 훨씬 편한 걸 보니, 확실히 나를 위한 건 아닌 것 같다.

 

4. 베트남에서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뭔가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사람들의 표정이 굳어있는 것 같고, 뭔지 모르게 태도가 불편했다.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사람들보다 기본적으로 안 웃고 덜 친절한가?' 하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나부터 한국에서는 딱딱하게 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먼저 웃고 마음을 열었던 베트남과, 나부터 딱딱한 표정으로 굳어있던 한국에서의 차이였을까? 그렇다면 나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왜 마음이 굳어버린 걸까.

 

5.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갈까. 빨리 또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