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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나트랑 여행 마지막 날 (7/9) - 고마워, 나트랑!

설핏 잠이 들었다가 새벽녘 눈을 떴다. 열이 좀 내리고 몸도 나아진 것 같았다. 휴... 다행이다 정말ㅜㅜ 조금 더 자고 10시 반쯤 다시 일어났다. 오늘은 나트랑 여행 마지막 날. 한국에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코로나 신속항원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다행히 컨디션이 어제보다 한결 나아져 그랩을 불러 시내의 병원으로 갔다. 검사는 초스피드로 진행되어 접수에서 완료까지 30분도 채 안 걸려 끝났다(검사비는 10만동, 한국 돈 5,500원!). Negative가 찍힌 검사지를 들고 나와 그랩을 타고, 부랴부랴 창 밖으로 병원 사진을 남겼다. 베트남에 와서 갑자기 프로 블로거가 된 1인;)

 

 

다시 리조트로 컴백. 매점에서 음료수와 물, 와인을 사서 방으로 돌아왔다. 음식을 못먹어 복숭아티 비슷한 음료를 샀는데, 세상에! 너무 맛있었다. 단숨에 원샷하고 좀 이따 하나 더 사먹었다ㅎㅎ

 

 

체크아웃을 하기 위해 부랴부랴 짐을 쌌다. 떠나는 발걸음이 아쉬워 리버뷰와 함께 셀카를 한참 찍었다. 

 

 

체크아웃 후 리셉션에 캐리어를 맡기고 한 번도 구경을 못갔던 리조트 내의 또 다른 수영장에 들렀다. 와... 매일 보던 방 앞의 수영장보다 훨씬 좋았다. 사람도 없어 조용해서, 썬베드에 누워 수영장과 건너편 강을 한참동안 바라보며 쉬었다. 편안하고 행복한 이 느낌... 오전에 돌아다녔더니 오히려 몸이 나아지는 것 같았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캐리어를 찾아 리조트와 작별을 했다. 안녕 참파아일랜드! 언제 이 곳에 다시오게 될까?

 

 

리조트를 나와 오늘 밤 비행기까지 0.5박을 할 세 번째 호텔에 도착했다. 시내 구경을 하다가 공항에 갈거라 위치만 보고 저렴한 숙소를 골랐는데, 침대 이불을 젖히자마자 돌아다니는 개미가 나를 반겼다^^..... 마지막 날 0.5박이라 정말 다행이었다. 원래의 나라면 짐을 널부러놓고 숙소에서 게으름 피우다가 비행기 시간 직전에 짐을 싸서 나갔겠지만, 개미떼의 습격을 받을까 불안해 모든 짐을 완벽히 싸 놓고 얼른 숙소 밖으로 나왔다ㅋㅋㅋ 강제로 나를 부지런하게, 마지막 날까지 알차게 시내를 구경하게 만들어준 호텔에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배탈이 나 죽을 뻔한 어제였지만, 마지막 날에 맛집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구글맵으로 맛집을 검색해 국수를 먹으러 왔다. 아니 이것은... 나트랑에 와서 먹은 음식 통틀어 가장 맛있었다. 정말 여기를 안 와보고 돌아갔으면 어쩔 뻔 했어ㅠㅠ 너무 맛있었지만 속이 아플까봐 면을 반 정도 남기고 나왔다. 여긴 꼭 다시 올거야.

 

 

식당을 나와 유명한 정글 카페로 향했다. 커피를 못마실 것 같아 생강차를 시켰는데, 생강을 씻은 따듯한 물이 나왔다.... 그래도 인테리어가 너무 예뻐서 좋았다. 여행기를 정리하고 가사 필사도 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다.

 

 

비행기에 타기 전에 타이레놀이라도 사놔야 할 것 같아 약국을 찾았다. 약국에 가서 타이레놀을 찾자, 약사가 타이레놀이 든 큰 통을 꺼내며 몇 알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손바닥을 펴 5개라고 말했는데, 약사가 병을 탈탈 털어보니 오직 타이레놀 두 알 뿐..ㅋㅋㅋ 그녀는 맨 손에 타이레놀을 털어 두 알을 싸줬고, 나는 땡큐를 외치며 받아왔지만 유통기한도 모르는 이 타이레놀을 먹고 더 아파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다른 약국에도 가 봤지만 거긴 아예 타이레놀이 없었다. 베트남엔 타이레놀이 잘 없나보다.)

 

 

베트남이 써있는 초록초록한 스타벅스 텀블러를 사고, 시내의 롯데마트에서 선물들을 쇼핑했다. 롯데마트 안 마사지의자 홍보 코너에서 귀여운 베트남 직원과 한국어로 이야기를 했다. 어린 소녀였는데, '이름이 뭐에요?'라고 묻고 내가 한국어로 대답해주자 좋아서 꺄르르 웃고, 또 좀이따 와서 '혼자 갔어요 둘이 갔어요?' 묻고 꺄르르 웃는 게 너무 순수해 보였다.

 

마사지의자에 앉아서:)

 

밤이 늦었지만 한 끼를 더 먹고 싶어, 길거리에서 리얼 현지인 식당 같은 곳을 찾아 들어갔다.(배탈인지 장염인지는 누가 언제 걸렸던 거죠?) 시크한 아주머니가 내주신 국수는 한국 소면 비슷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이 국수는 바로!! 며칠 전 현지인 식당에서 다른 현지인이 먹는 메뉴 이름을 물어봤던 그 국수였다. 결국 먹고 가는구나ㅋㅋ

 

 

국수를 먹고도 1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 cccp 카페에 와서 이름을 까먹은 아이스티를 시켰다. 하 이것도 너무 맛있어ㅠㅠ 지금 생각해보니 약간 스타벅스의 블랙자몽티 비슷한 맛이었던 것 같다. 무튼 속이 안좋았던 덕분에 맛있는 티를 먹고 가게되어 좋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 모든 일은 장단점이 있는거야:)

 

 

숙소에 돌아와 체크아웃을 하며 개미떼와도 작별 인사를 했다. 드디어 베트남을 떠날 시간. 아쉬움을 뒤로한 채 택시를 불러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는 한국행 새벽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나의 비엣젯 새벽 2:25분 비행기는 연착되지 않고 무사히 출발했다.

 

 

안녕, 나트랑! 너무나 즐거웠던 여행. 초록초록한 멋진 기억을 잔뜩 가지고 돌아가게 해 줘서 고마워. 휴식도 잘 하고, 친절한 사람들에게 기운도 많이 얻고,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다시 일깨우고 돌아온 행복한 일주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