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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나의 인생단어는 무엇일까

생산적인 무언가를 할 의지는 없지만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도 않을때, 가끔 SBS스페셜을 찾아본다. 오늘 선택한 편은 <인생단어를 찾아서>라는 주제였다. 세 명의 대학생들이 방황하며 자기만의 '인생단어'를 찾는 모습과 함께 각 분야에서 나름 성공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인생단어'를 보여주었는데, 방송을 보는 내내 나의 20대와 지금을 떠올리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생단어'라는 거창한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내가 늘 바라온 가치는 '자유'와 '재미', 두 가지였다. 늘 자유롭고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왔는데, '생각을 가져왔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그것은 머릿속에나 있을 뿐이었다. '언젠가' 그렇게 살고 싶고 '언젠가' 그렇게 살 용기를 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솔직히 말하면 그저 되는대로, 게으르게 살아왔다. 방송에 나온 여러 사람들의 삶은 달랐다. 한 교수님은 '탐구'라는 단어를 품고 바다와 자연을, 장애인으로서의 인생을 탐구하셨고, 야구선수 이승엽은 '노력'을 품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한 젊은 농부는 '자유'를 온 몸으로 실현하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에 비하면 나는 정말 말만 뱉는 '키보드 워리어'같은 시간을 살아왔던 거다.

 

'인생단어 그 자체보다 인생단어를 왜 찾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남들이 찾으라고 시켜서? 왜 찾는지 생각하고, 그냥 안 찾을수도 있고.' 단어를 찾는 학생들에게 해주신 도연스님의 말씀이 깊게 와 닿았다. 인생단어를 찾는 이유는 내가 정말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고민하고, 그렇게 살기 위해서 찾는 것이다. 나 스스로 '내 가치관은 00이야. 나는 남들과 달라' 라고 거짓된 자기 위안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재미있고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일신의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점점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말 '재미'있고 '자유'로운 삶을 바란다는 것도 안다. 자기 위안의 도구가 아니라, 정말 내 삶에서 표현해내는 가치로 만들어보자, 다짐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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