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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손님이 오는 곳

손님이 오는 곳

 

 

나의 비밀정원에 손님이 찾아왔다

그는 나 혼자 마구잡이 뿌려놨던 씨앗들 화분들을 보며

참 예쁜 꽃이라 칭찬해 주었다

한 송이 한 포기 놓치지 않고 봐주면서

 

처음 찾아준 손님이 더없이 반갑고 기쁘면서도

어쩐지 불안했다

정원에 내놓지 않은 못난 잡초와 풀들이 이 안에 자리함을

나는 알고 있으니까

 

조급해진 마음은

혹여나 손님이 실망할까봐

미리 고백하기로 했다

 

나의 정원은 내 마음보다 훨씬 예쁘고 열정적이에요

가지런히 정돈해 줄 맞추느라 공을 들인 거예요

언젠가 정원이 아닌 나를 알게 되더라도

그저 가만히 보아주세요

 

내 비밀정원에 단골 손님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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