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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서른 셋 하고 6일

한국 나이 서른 세 살이 되고도 6일이 지났다.

도대체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어버린 걸까?

더 나이가 많은 분들이 본다면 웃을 수 있겠지만..

33살이라니. 내 입장에선 정말 꽉 찼다는 느낌이다.

 

남들은 서른이 되며 우울증을 겪는다는데,

난 서른이 될 때는 정말이지 아무렇지 않았다.

오히려 0에서부터 새 출발하는 느낌이라 내가 아주 젊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정확히 서른 둘을 먹으면서부터 나이든다는 사실을 실감한 것 같다.

작년엔 내 나이가 어찌나 서글펐던지, 경희대학교 운동장 벤치에서 아래와 같이 끄적이기도 했었다.

 

- 2018년 7월 8일 글 -

많은 사람들에게 욕 먹을 걸 알지만서도

나는 서른 둘의 나이가 서럽다.

스물 둘에도 스무살을 그리워 했었지만

이것은 그 때와는 다른 감정이다.

아직 내 식대로 청춘이랄 것을 펴 본 적도 없는 것 같은데

그만 해가 져버려 청춘이란 돗자리를 접어야 할 때가 오는 것 같은 당혹감이다.

오늘 당장 만날 사람도

사랑하는 사람도 없이 터벅터벅 걷다가

대학교 캠퍼스에 들어와 감상에 젖지만

반짝하는 순간도 없이 떠나보낸 것 같은 시절이 아쉬울 뿐이다.

이 글을 마흔에 읽으면 기가 찰 노릇이겠지만

나는 지금 이 자리 서른 둘이기에

그저 당장의 서러움만 마주할 뿐이다.

 

내 마음은 딱 스물일곱 즈음에 멈춰버린 것 같은데..

언제부턴가 마음은 멈추고 몸만 나이를 먹고 있다.

박탈감, 억울함, 미련 등등의 감정이 나를 휘감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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