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개인 PT를 한 지 28회 째 되는 날이었다.
나의 운동 선생님은 매우 활발하고 유쾌한 분이었는데, 최근 피곤하고 좀 다운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달에 다이어트를 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두 명의 사장들이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인 것 같다.
최근 그 헬스장의 트레이너들이 선생님과 사장들 빼고 다 퇴사를 하게 되었다는데,
새로운 트레이너를 뽑지 않는다고 한다.
이 말인 즉슨, 선생님이 다른 사람들이 하던 일까지 다 해야 한다는 거다.
선생님의 얼굴은 어둡고 말수가 적어졌다.
오늘 운동을 마치고는 나까지 불안하고 우울해졌다.
나는 선생님과의 운동이 즐겁고, 선생님 덕분에 헬스에 재미도 많이 붙이게 되었는데..
앞으로 남은 13회가 끝나면 30회 재등록을 할 생각이었는데..
선생님이 그만두면 내 짧은 운동 인생은 다시 길을 잃고 원점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란 말이다.
갑자기 좋은 사람들이 언제든 날 떠날 수 있다는 게 서글퍼졌다.
그리고, 선생님과 나는 개인PT를 그만두면 다시는 볼 일 없는 사람들이란 것도 서운했다.
최근에 인간관계에 대한 내 포지션은 '갈테면 가라 나는 사람에 의지하지 않을테다' 모드였는데.
오늘 갑자기 호르몬 분비 과다인지 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상실에 대한 생각은 꼬리를 물어,
넉달 후에 작사 수업이 끝나고 나면 느낄 허탙함에 대한 걱정까지 흘러온다.
정말이지, 이별이 싫다.
그래서 정들기 싫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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