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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오늘의 작사 단상

오늘 우연히 지코의 <사람>이라는 노래를 듣는데 가사가 너무 좋았다.

 

한 평생이 오늘까지면 발길을 돌릴 곳이 있나요

멋쩍다는 이유로 미루었던 사랑해란 말을

너에게 건네줘 right now

 

평소 지코가 가사를 잘 쓴다고는 생각했지만 여러 이유로 딱히 좋아하지는 않았었는데, 후렴구의 '한 평생이 오늘까지면 발길을 돌릴 곳이 있나요.' 부분에서는 정말 감탄이 나왔다. 랩이 많은 노래라 가사도 많은데, 한 줄 한 줄이 버릴 게 없이 꽉꽉 차 있는 느낌이 들었다. 아, 지코는 한 줄, 한 단어도 흘려보내거나 묻어가지 않는구나. 문득 오늘 작사 수업시간에 낸 과제물에 '너무 흔한 표현을 썼다'고 피드백을 받은 게 떠올랐다. 사실 그 피드백을 받았던 라인은 적당히 흘려보내면서 썼었는데 역시나 티가 났던거다. 나는 곡의 모든 멜로디, 모든 음절을 소중하게 생각해서 한 자 한 자 최선을 다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팔리는 가사가 될까에만 초점을 맞춰서 숙제하듯 음절을 채워나갔던 것 같다. 이게 바로 지코의 가사와 내 가사의 100만가지 차이점 중 하나였다는 뼈아픈 깨달음...ㅎㅎ

 

미스터트롯에서 임영웅이 한 음절도 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부르는 데서 감동을 받았었는데... 정작 작사가가 최선을 다하지 않고 쓴 부분이 있다면 가수가 그렇게 모든 음절에 최선을 다하는 것도 바랄 수 없을 것 같다. 이번 주 과제는 한 음절 한 음절에 최선을 다해서 쓰는 걸 목표로 해봐야지. 아직은 작사 말고는 발길을 돌릴 곳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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