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요즘 이별한 것들

1. 화장

원래도 화장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언제부턴가 정말 화장과 멀어진 삶을 살고 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눈화장을 한지가 넉 달 정도 지난 듯. 평일 회사 출근해서는 에어쿠션+눈썹+틴트로 뚝딱 마무리하고, 주말엔 거의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외출할 때가 많다. 요즘엔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쓰면서 훨씬 더 마음 편하게 노메이크업으로 다니는 중! 시간도 아끼고, 몸도 편하고 참 좋다.

 

2. 카카오톡

스마트폰 카카오톡 어플을 삭제한지 한 달 정도 된 것 같다. 하루종일 단체 채팅을 하면서 내 카톡에 답장이 언제 올라오는지 신경쓰고, 답이 없으면 기분이 상하는 내 모습이 싫어져서 충동적으로 어플을 지웠는데, 그 이후로 카톡없는 삶이 너무나 만족스럽다. (다만 집 컴퓨터의 피씨카톡은 유지중이다.) 예전에는 회사에서 일 할때도 여러 단체방을 눈팅하고 수다떠느라 한 시간에도 몇 번씩 폰을 확인했는데, 요즘엔 하루종일 '카톡'이라는 것 자체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내 하루에 '카톡'이라는 존재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게 이렇게 개운하고 좋은 느낌일 줄 미처 몰랐다. 참, 그리고 종일 카톡없이 생활하다가 퇴근 후에 컴퓨터를 켜고 쌓여있는 단톡들을 한꺼번에 확인하는 그 재미도 쏠쏠하다. 소소한 읽을거리가 퇴근 후 날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랄까^^ 최근의 이별 중 가장 만족스럽다!

 

3. 운동

코로나 여파로 3월부터 회사 헬스장이 문을 닫은 이후... 매일을 꾸준히 하던 운동과 완전히 결별하고 말았다. 참으로 슬픈 것은 이 결별이 나를 '확찐자'라는 상태로 강하게 이끌었다는 것...ㅠㅠ

 

4. 주말 약속

친구들과 주말 약속을 잡지 않은지 꽤 된 것 같다. 처음엔 작사 학원과 여러 일정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친구들을 못 만났던 거였는데, 언제부턴가는 꽤 적극적으로 자발적 고독(?) 상태를 즐기고 있다. 어쩌다 가끔씩 지인들을 만나지만 거의 대부분의 시간은 집에 있거나 혼자 외출을 하는데, 이게 좀 적성에 맞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주말에 종일 집에 있을 생각을 하면 왜이리 마음이 편한지..ㅋㅋ 요즘엔 코로나 덕분에 일말의 방해 없이 (그리고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일말의 가책 없이!) 집순이 라이프를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니, 3번 운동을 제외하고는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더 늘려주는, 꽤 긍정적인 이별들이었던 것 같다. (물론 4번에서 친구들과의 만남 자체를 부정적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건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지..ㅎㅎ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시기라는 뜻이다!) 오늘의 단상을 끄적이려다가 문득 목록을 세워봤는데, 나름 재미도 있고 요즘의 나에 대해서 조금 더 이해하게 된 것 같아 기쁘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연한 것에 대하여  (0) 2020.05.04
빨간머리 앤 (Anne with an E)  (0) 2020.04.30
오늘의 작사 단상  (0) 2020.04.18
요즘 머릿속 질문들  (8) 2020.04.07
천명훈의 도전  (0) 2020.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