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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 지이 지음, 마인드빌딩>

 

제목이 너무 '장삿속'이 보이는 느낌이라 잠깐 거부감이 들었지만,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을 꼭 알고 싶었기에 홀린듯이 구입하고 말았다. 책장을 넘기며 타고난 게으른자의 심리 묘사에 구구절절 공감하기도 하고, 솔직히 이 사람 나보다도 심각했던 것 같아 다소 안도(?)하기도 하면서 삽시간에 완독을 했다.

 

할 일부터 하자고 생각해놓고 딴 짓을 하다, 결국 아무 것도 못하는 패턴은 몇 십 년간 무수히 반복됐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대충 하는 시늉만 하며 해치워 버리는 패턴 또한 수없이 겪어봤다. (17쪽, 나의 게으름 연대기)

 

(저자는 혹시 나의 분신이 아닐까...?)

 

나는 게으른 주제에 꽤나 결과에 대한 욕심이 많았기 때문에 더 그랬다. (18쪽, 나의 게으름 연대기)

 

(그는 나의 도플갱어였다....)

 

'의지력'에 대한 저자의 분석이 인상깊었는데, 그는 '의지력'이 결심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근육을 키우는 것처럼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연습을 해야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극도의 게으른자인 우리들은 의지력이 '유치원생'이기 때문에, 유치원생 '수준'에 맞는 사소한 목표(손톱깎기, 이불개기 등)의 리스트를 적고, 그것을 지키면서 작은 성취감을 맛보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성실한 사람들은 어릴때부터 주변 환경이나 타고난 성향 덕분에 부지런한 생활을 계속 하면서 근육을 키웠고, 그 덕분에 의지력 수준이 이미 '성인'이다. 따라서 '유치원생'인 우리가 그들과 비교하면서 스트레스 받을 이유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이미 유명한 뽀모도로 시간관리법도 추천했는데, 예전부터 알던 방법이지만 극도의 게으름뱅이였던 저자가 효과를 봤다고 하니 이번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스톱워치도 구매했다. (*뽀모도로 시간관리법은 타이머를 맞춰놓고 25분 일, 5분 휴식을 반복하는 시간관리법이다)

 

한 가지 팁은, 목표를 세울 때 '완성, 끝내기, 마스터하기, 완벽하게, 잘하기' 이런 표현들을 지양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심약한 마음에 상당히 부담이 됩니다. 대신 '대충, 일단, 조금이라도' 등의 헐렁헐렁한 단어들을 애용해주세요. (106쪽, 쉬워보이면 미루지 않게 된다)

 

저자가 꿰뚫고 있는 나의 심약한 마음이 저자의 '대충, 일단, 조금이라도'라는 말에 부담감을 확 덜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일을 하다가 잡생각이 들면 그 잡생각들을 일단 노트에 적고 나중에 다시 생각하라고 해서, 책을 읽으면서 드는 잡생각들을 노트에 바로 적어내려갔다. '옷 버리기에 대해 생각하기, 2G 핸드폰 쓰는것에 대해 생각하기, 타일러라쉬 강의 생각하기' 등등.. 떠오르는 잡생각들을 나중에 할 일 목록으로 적고 나니, 신기하게도 그 순간 생각들을 떨치고 다시 책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 생각은 나중에 하면 돼, 이 생각을 영원히 잃는 게 아니야' 라는 안도감이 들었다고나 할까.

 

경험이 녹아있는 책인지라 평범한 팁들도 더 마음에 와닿았고, 이번엔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준 책이었다. 저자가 알려준 좋은 팁들을 활용해서 '유치원생'에서 '성인'이 될 수 있도록 나의 의지력을 잘 성장시켜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