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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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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입장에 대하여,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허혁 지음, 수오서재 초등학생때부터 20년 넘게 버스를 타온 시절을 돌아보면, 대부분의 버스기사들은 친절하지 않았다. 승객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혼자말로 쌍욕을 계속하거나 또는 심한 난폭운전을 해서 버스에서 내릴때까지 벌벌 떨게하는 기사들도 많았다. 나는 늘 버스기사들이 불친절한 것에 불만을 가져왔는데, 단 한번도 버스기사의 입장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아니, 생각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버스를 운전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출발한 버스가 뒤늦게 뛰어오는 사람을 태워주지 않는 것은 출발하자마자 서는 것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임을 알 수 없었고, 하루 열여덟 시간 운전하는 '사람'의 스트레스 상태와 감정 노동의 강도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지금은 법이 바뀌어 열여..
내가 행복해지는 이해와 공감,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 허혁 지음, 수오서재 (오늘의 독서 기록, 1~51쪽) 시청에 접수된 어르신들의 대표적인 불만 중에 하나가 행선지를 물어보면 기사가 대답을 잘 안 한다는 것이다. 교육 중에 그 말을 듣고 내심 기뻤다. 나만 그런 줄 알았다가 다른 기사도 나랑 같구나 하는 안도감 때문이었다. 주차된 차들을 피해 정류장을 들락날락하다 보면 저절로 화가 쌓인다. 나갈 때 잘 비켜주지도 않는다. 밀어붙이다 종종 시비가 붙는다. 만원버스 앞을 칼치기로 들어오는 운전자도 있다. 하루면 한두 번은 아찔한 상황이 꼭 생긴다. 쫓아가서 작살을 내고 싶은데 승객들 때문에 참는다. 하루 종일 힘들었을 텐데 얼른 집에 가서 쉬어야 하지 않겠는가! 시내버스기사는 서비스직이 아니고 결국 운전직이라 버스 안보다 버스 밖이 열 배는 힘들다. 짜..
그토록 찾아 헤매온, <모든 것이 되는 법> , 에밀리 와프닉 지음, 김보미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이 책은 하나의 집중 대상을 선택하고 나머지 다른 관심사들은 포기해야 하는, 그런 상황을 원치 않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아울러 새로운 것을 배우고 창조하며 여러 정체성 사이를 오고가는 데서 기쁨을 찾는, 별난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당신은 한 가지 일만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 이는 아무도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비밀이다. (서문, 10쪽) 여러가지에 관심이 있지만 하나를 오래 파고들지는 못하는 스타일, 나는 이런 내 성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지금도 회사에 다니며 작사를 배우고 있고, 입사하기 전엔 영화 연출부로 일하기도 했으며, 여전히 나는 하고 싶은 한 가지를 선택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것도, 저것도 (얕고 넓게) 관심이 있으니까. ..
20191212 오늘은 이 책을 읽는 중 이 책은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고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주인공으로 나타난 '다크호스'들의 성공 법칙을 다룬다. 그들의 방식이 '다름'을 설명하기 위해, 먼저 저자들은 기존 체계에서의 성공 방식과 그 바탕이 되는 표준화된 세상에 대해 설명한다. 표준화 시대는 20세기 초 서구사회가 공장 중심의 제조업 경제로 전환되면서 일상생활의 대다수 체계가 표준화되며 시작했다. 우리는 제일 먼저 노동을 표준화했다. 뒤이어 학습을 표준화했다. 또 그 뒤에는 표준화된 작업장을 표준화된 교육기관과 접목시켜 표준화된 커리어를 세워놓았다. 그런 식으로 유치원 문턱을 넘어선 첫날부터 은퇴하는 날 아침까지 인생행로가 표준화되면서 이제 인간의 삶은 완전히 표준화되고 ..
삶이 아닌 것은 살고 싶지 않았다, <월든>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김석희 옮김, 열림원 미니멀리스트의 성서(?)같은 책, . 2년동안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살았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이야기. 비록 다 못 읽고 도서관에 반납하긴 했지만, 삶의 핵심을 찌르는 인상깊은 구절들이 좋았어서 블로그에 남긴다. 인생이라는 것은 내가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하나의 실험이다. 선배들이 인생을 살았다고 해서 그것이 나한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새로운 세대는 지나간 세대가 벌여놓은 사업을 마치 난파선처럼 버리고 떠나는 법이다. 인간에게는 여분의 필수품을 손에 넣는 것 외에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있다. 즉 비천하고 힘든 일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휴가가 시작된 지금, 인생의 모험을 떠나는 것이다. 어떤 물건을 손에 넣는 데 드는 비용은 당장이든..
영어는 거들뿐,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 김민식 지음, 위즈덤하우스 저자는 나의 인생 멘토이신 김민식 피디님. 분명 영어 공부법을 말하고 있지만, 결국 인생 사는 법을 알려주는 마법의 책. 예전에 읽은 적이 있지만, 미국 출장을 다녀온 후 영어공부의 의지를 다지고자 다시 읽고 있다. 그리고 저자가 추천하는 최고의 영어 공부법인 '영어책 외우기'로 회화를 암기한 지 오늘로 삼일 째. 이번엔 꼭 백일을 채워서 책 한 권을 모두 외워야지. 백일 완성 후 블로그에 인증할게요:)
사랑은 고작 그런 게 아니야,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 고미숙 지음, 북드라망 사람들은 사랑을 언제나 대상의 문제로 환원한다. 한마디로 대상만 잘 고르면 만사형통이라 여기는 것이다. 사랑에 실패한 건 대상을 잘못 골랐기 때문이고, 아직까지 사랑을 못해 본 건 '이상형'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참으로 신기한 인과론이다. 모든 것이 다 갖춰져 있는 판에 나는 몸만 쏙! 들어가면 되는가? 실패한 다음엔 다시 몸만 쏙! 빠져나와 복수극을 펼치면 되고? 이렇게 지독한 이기주의가 또 있을까? 상대를 잘못 만나 인생을 망쳤다면, 그런 상대를 선택한 '나'라는 존재는 대체 뭔가? 상식적인 말이지만, 사랑 따로 대상 따로 나 따로가 아니라, 나와 사랑과 대상이 하나로 어우러질 때 사랑이라는 사건이 발생한다. 각자 따로 존재하다 서로 플러스된다면, 그건 사랑..
목표는 잊고 하루 일과에 집중하라, <스몰빅> , 제프 헤이든 지음, 정지현 옮김, 리더스북 성공한 사람들은 목표를 정한 후에는 이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만 집중한다. 놀랍게도 목표를 잊어버리는 것이다. 물론 목표는 그대로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은 오늘 해야 하는 일에 신경쓰고 그 일을 해 내면 오늘 하루에 만족해 한다. 동기는 결과다. 동기는 자신이 이미 해낸 일에 대한 자부심이다. 하루하루를 보면 바뀐 것이 없었다. 매일 똑같은 루틴을 실천했으니까. 바뀐 것은 결과 뿐이었다. 매일의 할 일이란 훌륭한 코미디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소재의 글을 쓰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든 더 할 수 있다. 그만하는 것은 선택일 뿐이다. 누구나 남보다 노력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사람은 거의 없다. 정말로 남보다 노력한다고 해도 대개는 '잠깐, 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