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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본 나의 마음; 내가 원한 건 무엇이었을까? 오랜만에 입사 동기 결혼식에 다녀왔다. 회사 생활 몇년차가 지나면서 왠만큼 친하지 않고서는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고 있지만, 오늘 결혼의 주인공은 외면할 수 없는 나름 친한 사이였기 때문이다. 간만에 격식있는 옷을 찾으니 마땅한 게 없어 한참 고민하고, 구두에 발이 아플까 운동화를 싸가느라 어울리지 않는 큰 가방을 메고 허겁지겁 집을 나섰다. 늦을까봐 조바심을 내며 버스를 타고 가는 길, 이상하게도 조바심을 넘어 마음이 점점 불안해졌다. 동기들과 친하지도 않은데 지난번 J 결혼식처럼 뻘줌할까봐 걱정이 되서 이기도 했지만, 그 정도를 넘어서 심장이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나 왜 이러지?' 친한 친구에게 카톡을 하며 마음을 달래고 결혼식장에 들어갔다. 늘 똑같은, 다른이의 결혼식장에서 수없이 보았던 것..
어느새 11월 어느새 겨울코트와 목도리를 두르고 집을 나서는 계절이 되었다. 2019년 올해는 겨우 한달 반 정도를 남겨놓고 있다. 버스에 앉아 가만히 한 해를 돌이켜 보다, 문득 어쩌면 올해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33년의 나는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려 신경쓰면서, 내 행복을 타인에게 맡기고 살아오면서도 내가 그렇다는 걸 알지 못하고 괴로워 했다. 하지만 요즘의 나는 점점 달라지고 있다. 비록 아직도 괴로워 할지라도, 나에 대한 알아차림은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가장 큰 계기는 불교대학에 입학하여 불법을 만난 것이지만, 오직 불교 공부 덕분은 아니었다. 연초에 시작했던 숭례문학당 온라인 글쓰기, 미니멀리즘 글쓰기 모임, 동북아 역사기행, 깨달음의 장, 독서, 그리고 사람들과의 ..
<82년생 김지영>을 보고 (스포주의) 영화 초반부에선 화가 났고, 중반에는 슬펐고, 마지막엔 판타지같은 마무리가 조금 아쉬웠다. 현실의 김지영(정유미 분)에게는 대현(공유 분)같은 남편도, 미숙(김미경 분)과 같은 엄마도, 그런 아름다운 마무리도 없을 가능성이 높은데 말이다. 하지만, 공기와도 같이 우리 몸에 스며들어 있는 혐오와 차별을 자각하고, 또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영화의 결말 비스무레한 현실까진 나아가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성차별은 여자가 할까 남자가 할까? 어머니에게 남자형제와 차별받은 딸들이나 시모에게 부당대우를 받는 며느리들의 이야기는 내 주변에도 흔하디 흔하다. 영화속에서 어떤 슈퍼마켓의 여자 손님은 '제가 첫손님은 아니죠?' 라며 주인에게 양해를 구한다. 혐오 문화는 그 사람이 마시고 자란 물처럼..
사랑은 고작 그런 게 아니야,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 고미숙 지음, 북드라망 사람들은 사랑을 언제나 대상의 문제로 환원한다. 한마디로 대상만 잘 고르면 만사형통이라 여기는 것이다. 사랑에 실패한 건 대상을 잘못 골랐기 때문이고, 아직까지 사랑을 못해 본 건 '이상형'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참으로 신기한 인과론이다. 모든 것이 다 갖춰져 있는 판에 나는 몸만 쏙! 들어가면 되는가? 실패한 다음엔 다시 몸만 쏙! 빠져나와 복수극을 펼치면 되고? 이렇게 지독한 이기주의가 또 있을까? 상대를 잘못 만나 인생을 망쳤다면, 그런 상대를 선택한 '나'라는 존재는 대체 뭔가? 상식적인 말이지만, 사랑 따로 대상 따로 나 따로가 아니라, 나와 사랑과 대상이 하나로 어우러질 때 사랑이라는 사건이 발생한다. 각자 따로 존재하다 서로 플러스된다면, 그건 사랑..
연대를 통한 자유, 그리고 노래. <위켄즈> 서울의 게이합창단 'G-Voice'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를 봤다. 당연히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한다고 생각하고 살아왔지만, 막상 게이에 대해 내가 갖는 이미지는 평범함 보다는 특별함에 가까웠던 것 같다. 예를 들면 내가 아는(커밍아웃을 알 수 있었던) 동성애자는 한국에서는 홍석천, 아니면 호주의 꽃미남 가수 트로이시반이나 영국의 샘스미스 정도였고, 그들은 다들 연예인기에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G-Voice의 멤버들은 이런 나의 무식한 편견을 깨는 아주 평범한 이들이었다. 일상속에서 울고 웃으며 사랑을 하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하는 멋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면서 말이다. 하나 더 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공개적으로 커밍아웃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줄도..
What type of person are you? https://www.16personalities.com/ko 무료 성격 유형 검사, 성격 유형 설명, 인간관계 및 직장생활 어드바이스 | 16Personalities 16Personalities 검사가 너무 정확해 "살짝 소름이 돋을 정도예요"라고 성격 유형 검사를 마친 한 참여자는 말했습니다. 쉽고 간단하면서도 정확한 성격 유형 검사를 통해 당신이 누구이며, 왜 그러한 특정 행동 성향을 보이는지 확인하십시오. www.16personalities.com 부서 조직활성화 활동으로 모든 부서원의 MBTI 검사를 한 적이 있다. 서로의 성격에 대해 이해해서 더 원만하게 잘 지내보자는 취지로 말이다. 그 후로 부서원들의 업무교류가 더 좋아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검사결과가 각각의 성격을 (좀 오버하자면) 소름끼..
목표는 잊고 하루 일과에 집중하라, <스몰빅> , 제프 헤이든 지음, 정지현 옮김, 리더스북 성공한 사람들은 목표를 정한 후에는 이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만 집중한다. 놀랍게도 목표를 잊어버리는 것이다. 물론 목표는 그대로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은 오늘 해야 하는 일에 신경쓰고 그 일을 해 내면 오늘 하루에 만족해 한다. 동기는 결과다. 동기는 자신이 이미 해낸 일에 대한 자부심이다. 하루하루를 보면 바뀐 것이 없었다. 매일 똑같은 루틴을 실천했으니까. 바뀐 것은 결과 뿐이었다. 매일의 할 일이란 훌륭한 코미디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소재의 글을 쓰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든 더 할 수 있다. 그만하는 것은 선택일 뿐이다. 누구나 남보다 노력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사람은 거의 없다. 정말로 남보다 노력한다고 해도 대개는 '잠깐, 나 말..
득도가 별것인가, <신경끄기의 기술>을 읽고 - 당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누구의 잘못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때로 억울하고,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라고 외치고 싶은 순간에도 당신의 삶에서 일어난 일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삶에 더 큰 책임감을 가질수록, 삶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 결정적인 '정답'을 구할 게 아니라, 오늘 틀린 점을 조금 깎아내 내일은 조금 덜 틀리고자 해야 한다. - 예컨대, 우리는 가만히 앉아 문제를 바라보며 고개를 젓는다. 그러고는 말한다. "어떡하지?" 어쩌긴, 그냥 하면 되지. 난 이런 질문을 하는 이메일을 매일같이 받는다. 한동안은 여기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도통 알 수 없었다. - '뭐라도 해' 원리를 따르면, 실패가 하찮게 느껴진다. 모든 결과가 과정의 일부라고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