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164)
서른 셋 하고 6일 한국 나이 서른 세 살이 되고도 6일이 지났다. 도대체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어버린 걸까? 더 나이가 많은 분들이 본다면 웃을 수 있겠지만.. 33살이라니. 내 입장에선 정말 꽉 찼다는 느낌이다. 남들은 서른이 되며 우울증을 겪는다는데, 난 서른이 될 때는 정말이지 아무렇지 않았다. 오히려 0에서부터 새 출발하는 느낌이라 내가 아주 젊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정확히 서른 둘을 먹으면서부터 나이든다는 사실을 실감한 것 같다. 작년엔 내 나이가 어찌나 서글펐던지, 경희대학교 운동장 벤치에서 아래와 같이 끄적이기도 했었다. - 2018년 7월 8일 글 - 많은 사람들에게 욕 먹을 걸 알지만서도 나는 서른 둘의 나이가 서럽다. 스물 둘에도 스무살을 그리워 했었지만 이것은 그 때와는 다른 감정이다. 아직 내 식대로..
글을 쓰는 이유, 쓰고 싶은 글 1월 1일부터 매일 글을 쓴 지 삼일 째, 감성에세이 모임에서 부여받은 주제로는 첫 번째로 쓰는 글이다. 글을 쓰기로 한 이유, 정확히 말하면 '글쓰기'에게 제발 나를 도와달라고 부탁하고 싶은 점.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작사를 잘 하고 싶어서이다. 지난 해 8월부터 작사를 배우고 가사를 쓰면서 나의 글솜씨와 사유에 한계를 느꼈고, 이것을 깨기 위해서는 매일 글을 쓰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는 타인에게 의지하고 싶지 않아서다. 나의 고민과 상처, 고통을 털어놓고는 싶은데, 그것을 남에게 의지하다보니 오히려 내 고민이 한없이 가볍게 취급받거나 무시되는 데서 더 큰 실망과 상처를 받게 되었다. 누구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남에게서 답을 얻으려고 한 내 잘못이 크다고 느꼈고,..
1년 동안 하지 않기로 한 생각 2019년 일 년 동안은 '재능이 없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재능의 유무를 판단하기엔 난 아직 너무 이르다. 고작 시작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다짐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사를 쓰는 매 순간마다 이 생각은 내 안에서 고개를 치켜든다. '어쩌면 이렇게 뻔하지. 정말 재능이 없는 건 아닐까.' 어디 내놓기도 창피한 글을 쓰고 있는 내가 부끄럽고, 써놓은 가사가 내 기대에 너무 못 미쳐 짜증이 나기 시작하면, 곧바로 스마트폰을 들고 인스타그램으로 도피하고 만다. 가사를 쓰는 건지, SNS를 하는 건지, 주객은 전도되고 시간은 하염없이 지체되어 마감 코앞까지 다가가기 일쑤다. 이쯤되면 재능이 문제인지 집중력이 문제인지, 답은 나온 것 같기도 하다. 잘 쓴 작품들을 ..
하고 싶은 말, 듣고 싶은 말 최근 더 뚜렷하게 든 생각이다.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다. 사실 이 생각은 예전부터 해왔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내 깊은 고민을 말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나에게는 정말로 큰 일인데, 말 하는 그 순간에 아주 사소한 '꺼리'가 되어 공중으로 흩어지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남자친구와 헤어져 6개월 동안 가슴 무너져 내린 일도 '나도 걔 때문에 죽을 뻔 했잖아.' 한 마디로 사라지니까. 온전히 전하지 못할 바엔 전하고 싶지 않았다고 해야할까? 물론 나도 타인에게 위안받고 싶은 사람인지라 친구들에게 마음을 털어놓고 힘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엔, 내 아픔을 가볍게 넘기거나 자기의 고민만이 진짜 고민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실망하고 상처받게 되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