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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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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을 보고 (스포주의) 영화 초반부에선 화가 났고, 중반에는 슬펐고, 마지막엔 판타지같은 마무리가 조금 아쉬웠다. 현실의 김지영(정유미 분)에게는 대현(공유 분)같은 남편도, 미숙(김미경 분)과 같은 엄마도, 그런 아름다운 마무리도 없을 가능성이 높은데 말이다. 하지만, 공기와도 같이 우리 몸에 스며들어 있는 혐오와 차별을 자각하고, 또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영화의 결말 비스무레한 현실까진 나아가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성차별은 여자가 할까 남자가 할까? 어머니에게 남자형제와 차별받은 딸들이나 시모에게 부당대우를 받는 며느리들의 이야기는 내 주변에도 흔하디 흔하다. 영화속에서 어떤 슈퍼마켓의 여자 손님은 '제가 첫손님은 아니죠?' 라며 주인에게 양해를 구한다. 혐오 문화는 그 사람이 마시고 자란 물처럼..
연대를 통한 자유, 그리고 노래. <위켄즈> 서울의 게이합창단 'G-Voice'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를 봤다. 당연히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한다고 생각하고 살아왔지만, 막상 게이에 대해 내가 갖는 이미지는 평범함 보다는 특별함에 가까웠던 것 같다. 예를 들면 내가 아는(커밍아웃을 알 수 있었던) 동성애자는 한국에서는 홍석천, 아니면 호주의 꽃미남 가수 트로이시반이나 영국의 샘스미스 정도였고, 그들은 다들 연예인기에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G-Voice의 멤버들은 이런 나의 무식한 편견을 깨는 아주 평범한 이들이었다. 일상속에서 울고 웃으며 사랑을 하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하는 멋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면서 말이다. 하나 더 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공개적으로 커밍아웃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줄도..
What type of person are you? https://www.16personalities.com/ko 무료 성격 유형 검사, 성격 유형 설명, 인간관계 및 직장생활 어드바이스 | 16Personalities 16Personalities 검사가 너무 정확해 "살짝 소름이 돋을 정도예요"라고 성격 유형 검사를 마친 한 참여자는 말했습니다. 쉽고 간단하면서도 정확한 성격 유형 검사를 통해 당신이 누구이며, 왜 그러한 특정 행동 성향을 보이는지 확인하십시오. www.16personalities.com 부서 조직활성화 활동으로 모든 부서원의 MBTI 검사를 한 적이 있다. 서로의 성격에 대해 이해해서 더 원만하게 잘 지내보자는 취지로 말이다. 그 후로 부서원들의 업무교류가 더 좋아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검사결과가 각각의 성격을 (좀 오버하자면) 소름끼..
당신의 하루가 평안하기를 당신의 하루가 평안하기를 당신의 하루가 평안하기를 바란다 나를 그리워하기를 예뻐하기를 내게 그 마음과 시간을 내어주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저 당신의 머리를 따듯하게 보듬어주는 생각을 한다 많이 애쓰더라도 그 안에 작은 평화가 있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깊은 평화는 내게 찾아온다 기실 진정 바라는 것은 그대가 아닌 나의 평안이었다고 미안한 입꼬리를 살며시 올려본다 오늘도 당신의 하루가 평안하기를
8:30 AM 아침 운동을 마치고 사무실로 향하는 짧은 길 덜 말라 아직 촉촉한 머리카락 사이로 불어드는 바람 그 바람에 날려 보드랍게 종아리를 스치는 원피스 자락 출근하는 사람들의 발걸음 구두소리 문이 열리고 닫히며 커졌다 작아지는 목소리들 문득 돌아보니 아무도 없는 길에 바람은 계속 내 앞머릴 흩뜨려 아마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그런 순간
복서의 어느 날 복서의 어느 날 체육관에 가려고 츄리닝을 주워입다가 날이 추울 것 같아 찢어진 청자켓을 위에 걸쳤다 나름 복서의 폼이 나는 것 같아 썩 마음에 들어하며 집을 나섰다 땀에 절어 돌아온 집 거실에 아빠가 있었다 나는 뜬금없이 아빠를 향해 오늘 배운 원투잽잽을 했다 아빠도 왕년에 배운 실력으로 원투잽잽을 했다 그만두지만 않았으면 챔피언이 됐을 거라나 밥먹고 방에 들어와 있는데 거실에서 도란도란 엄마 아빠의 말소리가 들렸다 아빠가 매일 보는 뉴스 소리도 들렸다 행복인가보다 하는 마음의 소리도 들렸다
손님이 오는 곳 손님이 오는 곳 나의 비밀정원에 손님이 찾아왔다 그는 나 혼자 마구잡이 뿌려놨던 씨앗들 화분들을 보며 참 예쁜 꽃이라 칭찬해 주었다 한 송이 한 포기 놓치지 않고 봐주면서 처음 찾아준 손님이 더없이 반갑고 기쁘면서도 어쩐지 불안했다 정원에 내놓지 않은 못난 잡초와 풀들이 이 안에 자리함을 나는 알고 있으니까 조급해진 마음은 혹여나 손님이 실망할까봐 미리 고백하기로 했다 나의 정원은 내 마음보다 훨씬 예쁘고 열정적이에요 가지런히 정돈해 줄 맞추느라 공을 들인 거예요 언젠가 정원이 아닌 나를 알게 되더라도 그저 가만히 보아주세요 내 비밀정원에 단골 손님이 생겼다
나의 인생단어는 무엇일까 생산적인 무언가를 할 의지는 없지만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도 않을때, 가끔 SBS스페셜을 찾아본다. 오늘 선택한 편은 라는 주제였다. 세 명의 대학생들이 방황하며 자기만의 '인생단어'를 찾는 모습과 함께 각 분야에서 나름 성공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인생단어'를 보여주었는데, 방송을 보는 내내 나의 20대와 지금을 떠올리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생단어'라는 거창한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내가 늘 바라온 가치는 '자유'와 '재미', 두 가지였다. 늘 자유롭고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왔는데, '생각을 가져왔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그것은 머릿속에나 있을 뿐이었다. '언젠가' 그렇게 살고 싶고 '언젠가' 그렇게 살 용기를 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솔직히 말하면 그저 되는대로, 게으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