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165)
뒷북인데 너무 재밌다ㅠㅠ, <응답하라 1997> 무지막지한 뒷북이지만.. 을 이제서야 보았다. 요즘 넷플릭스로 예전 드라마를 찾아보는 데 빠져서 한드덕후 친구에게 추천을 부탁했더니, 말할 것도 없이 을 꼽는 것이 아닌가. 어제 드디어 최종화까지 정주행 완료! 아.. 왕년 젝스키스 빠순이로서 너무나도 추억돋는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진정한 빠순이+대중가요 덕후만이 쓸 수 있는 대본에 배우들의 연기까지 정말 좋았다. 그립다 나의 90년대, 2000년대여. 아직 30대인데 벌써부터 자꾸만 과거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버릇이 들고 있다. 이러면 안되는데ㅠㅠ 무튼 이제라도 봐서 넘나 다행이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다음 시리즈도 얼른 정주행 해야겠다.
일상 루틴 되찾기 설날 연휴에다 제주도 여행까지 꼬박 6일을 노는 동안, 나는 최근 쌓아왔던 하루의 루틴들을 싸그리 초기화 시키고 말았다. 회사를 안가니 사내 헬스장에서 하는 운동을 빼먹었고, 여행을 핑계로 근래 매일하던 천일결사 108배 기도도 까맣게(어쩌면 일부러...) 잊었다. 제주도에 노트북을 안가져 갔으니 매일 블로그 글쓰기도 패스, 작사 숙제는 기억에서 삭제, 그리고 기타 등등 삭제 삭제... 그렇게 전부 빼먹었으면 신나게 놀기라도 했음 좋으련만, 실은 여행을 하면서도 내내 개운하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아마도 일상 루틴을 무너뜨려서 내심 마음이 불편했던 것 같다. 장장 6일 동안의 방탕한(?) 생활을 마치고 출근한 오늘, 아침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집에 와서는 기도, 작사 숙제, 그리고 블로그 글쓰기까지..
제주도에 다녀와서 설날 연휴 뒤로 휴가를 붙여 3박 4일 제주도에 다녀왔다. 벌써 대여섯번도 넘게 갔던 제주도인데, 이번에는 예전과 달리 처음 시도해 본 것들이 많았다. 첫째는 에어비앤비 숙소.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에어비앤비에서 묵었는데, 조용한 대평리 마을의 시골집이었고 깔끔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두번째는 운전! 니로 전기차를 렌트해서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운전을 했다. (회사 입사하고 매년 제주도 배낭여행을 갔는데, 늘 버스타는 뚜벅이 신세였다.) 여행기간 내내 신나게 운전대를 잡았는데, 결국엔 마지막날에 한라산을 가로질러 가는 고지대 코너길에서 멘탈이 붕괴되고 말았다. 설상가상 진눈깨비까지 내려서 심장을 부여잡고 오르막을 오르다가 성판악 휴게소에서 쉬었다 온 것은 비밀이다ㅜㅜ 마지막으로는 전기차 첫..
예의있는 월급쟁이 오늘 하반기 고과 면담을 했다. 결과는 예상한대로 썩 좋지 않았다. 내가 고과권자라고 해도 나에게 상위 고과를 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억울하거나 화가 나지는 않았다. 파트장님은 나에게 내가 가진 능력의 50~60%만 사용하는 것이 보인다며 올해에는 80% 정도까지 끌어올려 일을 해보라고 조언하셨다. 뼈를 때리는 정확한 지적이라 '네'라는 대답밖에 할 수가 없었다. 사실 속으로는 채 40%도 안한다고 생각하신 것을 그래도 좋게 말씀하시려고 50~60%라고 표현하신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회사 생활 만 7년을 넘어가고 있지만, 나는 내 일이 재미가 없다. 정확히는 관심이 없다. 입사 초에는 힘들고 서럽고 눈물겨운 일 투성이라 하루하루 버텨내기의 연속이었다면, 회사에 익숙해진 몇 년차 때 부터는 지루하고..
마음에 드는 글 꼽기 이번 달 매일블로그를 하면서 쓴 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글은 장범준의 노래를 듣고 쓴 이다. 사실 이번달에는 매일 쓰지도 못했고 써놓은 글들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이 글은 쓰고 나서 조금은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이 글이 좋은 이유는 '나의 진짜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글거리를 찾기 위해 쥐어짜내거나 문장을 꾸미지 않았고, 음악을 들으면서 내 안에서 느껴진 무언가를 쓴 글이라 투박하지만 진솔하게 썼었다. 요즘은 그래서 조금 고민이다. 의 에피소드와 같은 일이 계속 생기는 것도 아니고, 그저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와중에도 매일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작년 블로그를 처음 열었을 때만 해도 답답한 마음을 어디든 토해내고 싶은 심정으로 글을 썼었는데, 제법 여러 편의 글을..
글거리 일월 한달이 속절없이 반이나 흘러가고 있는데, 도통 블로그에 글 쓸 거리가 없다.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요즘은 친구의 일에도 관심이 안생기고 주변을 둘러봐도 통 감흥이 없는 것 같다. 그나마 기다리고 있는 것은 설날 연휴에 떠날 제주도 여행인데, 사실 제주도도 대여섯번은 가본 터라 큰 기대도 없다.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은 종종 있지만, 그 몇 번의 순간들을 연결해서 어떤 의미나 주제를 떠올리는 게 잘 안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계속해서 블로그 글을 빼먹을 수도 없어서 되도 않는 글 쓸 거리가 없다는 글까지 쓰고있다. 이렇게 끝낼 수는 없으니 오늘 읽은 책 의 한 부분으로 마무리 해야겠다. 시간이 오버됐는데도 기다리는 승객들 안타까워서 바로 차 돌려 운행을 재개하는 동료가 있다. 오면서 정류장에 있던 ..
처음 들은 노래 지난 토요일은 작사학원 재등록 첫날이었다. 첫 시간에 선생님은 노래를 전문가처럼 들어야 한다면서, 보컬만 듣지말고 악기별로 하나씩 집중하며 들어보라고 말씀하셨다. 어제 퇴근길에 문득 그 말씀이 생각나 장범준의 노래를 그 방법대로 들어보기로 했다. 선곡은 요즘 매일같이 듣던 로 완료. 일단 기타치는 장범준이니까 기타부터 들어보자 했는데, 노래가 시작하자마자 다른 악기에 묻혀 알아 듣기가 힘들었다. 흠, 기타는 너무 어려우니 소리가 큰 드럼을 따라 들어봐야지. 그런데 듣다보니 쿵짝 쿵쿵짝 하는 소리 사이사이로 츠츠, 치치(?) 하는 것 같은 소리가 박자를 타고 들리기 시작했다. 이것도 드럼인가? 평소에는 인지하지 못했던 사운드였는데, 한 번 들리기 시작하니 1절에서부터 꽤 크게 들렸다. 그 다음으로는 피아노..
맹탕 친구를 만나고 식당엘 가고 나름 남들처럼 돈을 써봐도 소금 한 통에 간이 안나는 국처럼 사는 게 온통 맹탕일 때가 있다 웃자고 하는 한마디가 거슬리고 한 입 얻어먹지 못해 껄덕대는 거지처럼 배려와 관심이 서글프게 고파 먹고 또 먹어도 허전할 때가 있다 그 빈 속 채우려 핸드폰 연락처를 뒤적이거나 전화나 메세지에 기대어 봤자 물로 채운 뱃속처럼 허무할 걸 알아버린 때에 노트북을 열고 빈 화면을 끄적이기 시작한다 작은 도마위에 재료를 썰어내듯 맹탕이었던 하루를 잘게 썰어놓으면 짠맛 신맛이 뒤덮은 틈으로 빼꼼 단맛이 고개를 내민다 내 멋대로 버무려 한그릇 글로 쏟아내면 문득 입 안으로 사는 맛이 감돈다 그래서 쓴다 그래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