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21) 썸네일형 리스트형 호수 산책 퇴근길에 수원 서호공원이라는 곳에 들러 호숫가를 한바퀴 걷고 왔다. 귀찮아서 갈까말까 고민했었는데, 막상 찾아가보니 경치도 예쁘고 사람도 별로 없어서 생각을 정리하면서 걷기 딱 좋은 곳이었다. 내년이면 서른다섯이라는 나이가 실감나지 않는다. 특히나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정신없이 한 해를 보내버린 것 같아 더 아쉬운 마음이다. 서른 넷에도 갈피를 잡지 못했던 나의 한 해가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욕심내지 않기 오랜만에 도반과 한 시간 넘게 통화를 했다. 재능이 없는 것 같아 재미가 없고 열정이 없어졌다며 투정을 부렸는데, 힘든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견디는 도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는 초등학생의 정도의 어리광을 부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원에서 내 돈 내고 편하게 배우고, 가만히 기다리면 가이드가 오니 영업을 뛰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작업을 못하면 내 것이 선택되지 않을 뿐 못했다고 책임져야 하는것도 아니며,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하면 된다. 회사에 인생을 걸지 않았으니 일은 적당히 다니면 되고, 만약 작사에서 성공을 못한다고 해도 직장에서 월급은 따박따박 들어오니 비빌 곳이 있다. 그렇다면 난 왜 힘들었던 거지? 욕심 때문이었다. 생 초짜인 주제에 대가에 버금가는 작품을 내놓고 싶다는 욕.. 프렌즈 위드 베네핏(2011) 프렌즈 위드 베네핏. 같이 자는 친구사이? 여성을 표현하는 방식이 진부하지 않아서 좋았다. 사랑에 빠진 후에 주체성을 잃고 의존적이 되거나, 질투에 눈이 멀거나 갑자기 원피스를 입고 나타나는 등의 뻔한 서사가 없어서 끝까지 유쾌하게 봤다. 아주 쿨한(?) 관계 설정인데 오히려 백마탄 왕자님 이야기보다 더 비현실적인 건 함정이지만...ㅎㅎ 재밌는 영화였다! 워크 투 리멤버(2002) 계산하지 않는 풋풋한 사랑이야기가 좋았다. 어린 나이의 사랑을 무시(?)하지 않고 완전한 사랑으로 존중하는 느낌이 좋았다. 요즘따라 자꾸 옛날 영화들이 보고싶은 게, 내가 어릴때로 돌아가고 싶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매트릭스(1999) 아주 오랫만에 매트릭스를 다시 봤다. (다시 본 거 맞겠지...? 하도 여러 장면들이 유명해서 봤었다고 착각하는 건 아니길ㅎㅎ) 역시나 20년이 지나도 명작은 명작이다. 최근 본 영화들, 히어로물 통틀어서 매트릭스가 제일 세련된 것 같은 느낌..ㅎㅎ 물론 트리니티와의 러브라인 전개나, 마지막에 키스신으로 끝나는 건 조금 옛날 감성이긴 하지만.. 그래도 20세기 영화가 지금봐도 이렇게 혁명적인 건 반칙 아니냐고요... 이 정도로 완벽한 영화를 만드는 건 어떤 과정이었을지, 창작자들이 새삼 존경스러워진다. 레고무비(2014) 가수 존박이 유투브에서 무기력할 때 볼만한 영화 Top 5로 강추를 해서 보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40분쯤 보다가 졸려서 잠깐 자고 일어나서 마저 봤다;;ㅎㅎ 아마 나는 어릴 때 레고를 갖고 논 적이 없어서 공감 포인트가 부족했던 것 같다. 스토리는 큰 재미가 없었지만, 창의력과 신박한 아이디어들은 인상깊었다. 단순히 레고로 영화를 만든 게 아니라, 정말 '레고'라서 할 수 있는, '레고 세상'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 전개랄까. 특히, 레고 세상을 멸망시킬 위협의 존재 '크레이글'의 정체 무엇 ㅋㅋ 레고를 정말 사랑하면 이런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건가 싶다. (참고로 존박이 추천한 영화 Top 5의 나머지는 , , , 그리고 이다.) 오랜만에 넷플릭스 영화로 마무리하는 일요일. 이렇게 한..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 제목이 너무 '장삿속'이 보이는 느낌이라 잠깐 거부감이 들었지만,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을 꼭 알고 싶었기에 홀린듯이 구입하고 말았다. 책장을 넘기며 타고난 게으른자의 심리 묘사에 구구절절 공감하기도 하고, 솔직히 이 사람 나보다도 심각했던 것 같아 다소 안도(?)하기도 하면서 삽시간에 완독을 했다. 할 일부터 하자고 생각해놓고 딴 짓을 하다, 결국 아무 것도 못하는 패턴은 몇 십 년간 무수히 반복됐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대충 하는 시늉만 하며 해치워 버리는 패턴 또한 수없이 겪어봤다. (17쪽, 나의 게으름 연대기) (저자는 혹시 나의 분신이 아닐까...?) 나는 게으른 주제에 꽤나 결과에 대한 욕심이 많았기 때문에 더 그랬다. (18쪽, 나의 게으름 연대기) (그..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약한 스포일 수 있음) 장국영 주연의 1993년 영화 재개봉 상영을 보고 왔다. 영화를 본 감상을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집에오니 마음이 더 먹먹해진다. 이래서 패왕별희가 유명하고, 장국영이 위대한 배우였다고 하는 거였구나. 청데이(장국영 분)가 사랑한 것은 샬루, 시투, 패왕, 경극, 그리고 우희로 살아야 했던 자신의 운명 그 모든 것이었던 것 같다. 어쩌면 주샨(공리)까지도 사랑했던 건 아닐까. 주샨이 있어야 자신이 더욱 비극적인 우희로 완성되는 것이니까. 주샨도 청데이에게 동질감과 연민을 깊이 느꼈고.. 마지막에 주샨과 청데이가 나누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한 번 더 뒤돌아보던 주샨의 허탈한 뒷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샬루(장풍의)는 왜 그렇게 변하게 되었을까. 샬루가 진정 사랑한 ..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28 다음